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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패권국이 될 수 있었던 수많은 이유 중 하나는 달러에 있다.

     

    "달러 강세로 미국 소비자들 구매력 역대 최고치"

    "달러 강세 연말까지 지속된다. '킹달러'에 속수무책"

     

    킹달러-썸네일


    저번 글에서는 기축통화의 뜻과, 기축통화국이 되면 좋은 점 그리고 미국이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얻기까지의 과정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미국이 금본위제를 포기하면서도 영국과는 달리 패권국의 위치를 더욱 강화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앞선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글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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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권국이 된 미국, 금본위제의 딜레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60년대까지 세계 경제는 미국의 주도하에 다시없을 호황을 누렸습니다. 세탁기, 냉장고로 대표되는 이른바 백색가전*이 선진국에 보급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세계경제의 호황 속에서 독일과 일본으로 대표되는 신흥 선진국이 미국의 달러를 비축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문제가 수면 위로 나타나게 됩니다.

     

    *백색가전 - 가정생활에 사용되는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의 가전제품을 의미합니다. 백색가전제품의 보급으로 인해서 가사노동의 시간과 노력이 이전에 비해 크게 줄어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경상수지 - 상품, 서비스, 투자유치의 대가로 받는 이자와 배당금 등 외국과 함께한 모든 거래 결과를 모든 수입에서 지출을 차감한 금액을 의미합니다.


    급격한 세계 경제의 성장에서는 충분환 통화의 공급이 필수적입니다. 그럼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달러를 계속 찍어내기만 하면 모든 문제는 해결될 것입니다. 하지만 앞선 글에서도 얘기했듯이 금본위제의 특성상 달러를 찍어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미국이 충분한 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계속 찍어내게 시작합니다. 금본위제 하에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 원칙적으로는 미국이 보유한 금이 줄어들고 연쇄적으로 달러의 발행도 줄어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통화공급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았고,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서 통화공급은 오히려 늘어나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달러를 보유하고 있던 많은 국가들은 이러한 미국의 무분별한 통화공급에 달러에 대한 불신과 반감을 보였습니다. 이에 프랑스를 시작으로 수많은 나라에서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가기 시작합니다. 대공항 이후 ‘피로 맺은 형제의 나라’로 불렸던 영국에서조차 이러한 움직임에 동조할 조짐을 보일 정도였으니 달러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무너졌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은 금 1온스(약 31그램) 당 $35을 교환해주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1971년 당시 국제 금 시장의 현물 가격은 $50에 육박하게 됩니다. 미국이 $35에 금 1온스를 교환해주니 달러를 금으로 바꾼 후 국제 금 시장에 되팔면 $15의 차익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다 보니 더 많은 나라에서 금 교환을 요구하게 됩니다.

     

    미국의 선택, 그리고 닉슨쇼크

    이 당시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두기자뿐이었습니다.
    첫째는 금과 달러의 교환비율을 재조정하는 것이었고, 둘째는 금본위제를 폐지하는 것이었습니다. 교환비율을 바꾸자니 더 많은 투기세력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질수 있었기 때문에, 이에 미국은 금본위제를 폐지하는 안을 선택하게 됩니다. 결국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은 더 이상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 주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하게 됩니다. 이른바 '닉슨 쇼크'였습니다.

     


    미국의 갑작스러운 외환정책 변화의 선언으로 인해 세계경제는 큰 혼란을 겪게 됩니다. 전 세계의 물가와 유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이에 따른 경제성장률 역시 큰 폭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았던 한국과 일본 등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닉슨쇼크 이후에도 달러의 가치는 계속 떨어졌습니다. 이후 스미소니언 협의, 킹스턴 협의 등을 거치면서도 미국의 신인도는 계속 떨어졌고, 결국 세계 경제시장은 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하게 됩니다. (스미소니언 협의, 킹스턴 협의를 거쳐 플라자 합의에 이르기까지 등의 내용은 다음 글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의 또 다른 무기, 석유 (feat. 페트로달러)

    미국의 상황은 여러모로 좋지 않았습니다. 경상수지 적자가 매년 누적되면서 오히려 달러 발행 양은 증가하기 시작하고, 늘어난 달러의 가치는 다시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저 넋 놓고 지켜보기만 할 미국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석유카드를 꺼내든 것입니다.

    1970년대 전 세계 석유 생산량 1등은 사우디아라비아 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개발기술은 차치하더라도 무역, 국방, 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낙후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기술, 군사력 발전 등을 지원해 줄 것을 약속하면서 한 가지 조건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바로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든 석유 거래 시 발생하는 대금을 달러로 받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페트로달러* 체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양국 간의 계약이 체결되고 미국은 석유라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 덕분에 금본위제를 폐지하고도 달러를 기축통화로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페트로달러 - 석유에 대한 결제통화는 오직 달러만 가능함을 나타내는 용어입니다. 이를 통해서 미국은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현재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